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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 사도직

2024년 02월 11일 12:37

수도회 조회:4988

연중 제6주일 (2024.2.11, 세계 병자의 날)


오늘도 길고 지루한 투병생활로 힘겨워하고 계시는 환우 여러분들,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때로 왜 하필 이 몹쓸 병이 내 인생에 끼어들어 나를 못살게 하는가, 부르짖으며 눈물도 많이 흘리셨겠지요? 때로 하느님께서 사랑과 자비의 주님, 치유의 주님이시라면서 어찌 이리도 참혹한 현실을 내게 겪게 하시는가, 원망도 많으셨을 것입니다.

 

저도 꽤나 오랜 세월 끔찍한 병치레를 해봐서 환우들이 오늘 겪고 있는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고도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답답해하던 그 시절, 참으로 힘겨운 나날이었습니다.

 

너무 힘겨운 나머지 지금 당장이라도 모든 것 내려놓고 싶은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만큼 병고는 끔찍하고 혹독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드셔도 이 한 가지는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절대로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끝이 보이지 않아 괴로우시겠지만 이 고통에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 비록 더디게 오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님께서는 반드시 오신다는 것, 그분께서는 기필코 내 인생에 개입하실 것이라는 것, 머지 많아 이 서러움의 뜨거운 눈물을 기쁨의 춤으로 바꾸어주실 것이라는 것을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많은 환우들께서 품는 의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이 투병생활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투병하느라 돈이란 돈은 다 까먹고, 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고...

 

절대로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고통을 잘 참아 견딜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꺼이 우리의 병과 맞설 때, 우리가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갈 때, 우리는 예수님처럼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모든 환우 여러분들, 지금 여러분들이 겪고 계신 병고에 분명히 가치와 의미가 있음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환우 여러분도 병실 안에서, 병을 통해서도 훌륭한 사도직에 참여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여러분 주변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십시오. 환우 여러분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자주 해드리는 것, 너무나도 훌륭한 사도직입니다. 여러분의 치료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의료인들에게 환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 역시 좋은 병실 사도직입니다. 여러분이 시시각각 온 몸으로 체험하는 고통들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 역시 정말 좋은 병실 사도직입니다.

 

사랑하는 환우여러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권고에 따라 여러분의 고통을 그리스도와 함께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하시길 바랍니다. 어떠한 시련도 인내하며 받아들이면 가치가 있고, 온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얻게 된다는 확신을 가지시길 부탁드립니다.

 

“힘을 내십시오. 우리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지금 고통 받고 계십니다. 성모님께서도 십자가 아래에서 말없이 고통을 받고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통까지 짊어지고 계십니다. 잘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의 고통이 예수님의 고통과 결합될 때, 그 고통은 구원의 도구가 됩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기꺼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몸으로 채우고 있습니다”(골로 1,24)

(출처: 양승국 신부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