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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온 편지

2020년 04월 08일 09:46

수도회 조회:9163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연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협조자의 편지입니다.

수사님, 안녕하십니까?
격려와 지지를 드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일도 하기 힘든 시기입니다. 부디 수사님께서 건강을 유지하셔서 맡은 소임들을 해 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환자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이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지금 이 센터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회라는 개념을 지탱하는 근간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 누구도 이런 상황 혹은 유사한 상황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살 수 있을 지 죽을 지 알 수 없는 채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는 환자들을 위해 일하면서, 혹시라도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억지 미소라도 지어봅니다. 만져주고 포옹하는 것은 장갑과 마스크와 가운과 보호장비 등의 장벽에 부딪힌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들 필사적으로 눈으로 이야기합니다. 마스크 너머로 바라보는 눈들은 입술로 표현할 수 없는 억눌리고 답답한 감정들, 고뇌와 불확실성들을 표현합니다. 또한 결국에 모든 것은 끝날 것이라는 확신도 전달합니다.

다른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만 드러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사랑하는 수사님, 저는 이 순간 그것을 아주 특별하고 분명하게 느낍니다. 고통중에 있는 환자들의 눈을 보면,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 뒤에 계시는 주님께서 저의 피로와 염려와 고통을 극복하게 해주십니다.

그것을 모른 채,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를 모른 채, 천주의 성 요한의 선한 제자가 된다는 것,
얼마나 근본적으로 중요한 은사입니까, 얼마나 소중한 유산입니까!
수사님께 그리고 수도회에 감사드립니다. 고통받는 이들의 곁에 늘 함께 하심을 그리고 저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침상에 누워있는 그리스도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심을.

안부인사를 전하며,
앙헬 알베르토 가르시아 (2020년 3월20일. 마드리드)